무료 이미지・브금 찾아 떠돌까봐 준비했어
동영상 편집, 과제 발표에 쓰기 좋은 무료 이미지・BGM 사이트를 한데 모았다
수업과 과제는 동반자입니다. 학생들에겐 불만이겠지만요. 과제는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죠. 학생들이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도록 돕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과제 발표를 통해 어렴풋이 갖고 있던 생각이나 느낌을 정돈된 형식으로 가다듬기 때문이죠. 모둠별로 과제를 제출하거나, 발표용 자료를 문서와 동영상으로 만들어야 할 때도 있죠.
과제는 다양한 형태로 제시됩니다. 글로 표현하는 경우가 가장 많겠지만, 발표 자료나 이미지, 동영상과 마인드맵까지 표현 방식이 넓어졌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며 디지털 파일 형태로 과제를 제출하는 일이 부쩍 늘었죠.
과제를 진행하다 보면, 자기 생각을 펼쳐보이기 위해 여러 재료를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미지나 배경화면, 배경음악과 각종 이모티콘이 동원되죠. 과제 뿐인가요. 게임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만들 때, 메신저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움짤’이나 ‘브금(BGM)’은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잘 아시죠? 아무 이미지나 배경음악을 함부로 가져다 썼다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저작권 때문이죠. 저작권은 글이나 사진, 그림과 동영상처럼 창작물에 붙는 창작자의 권리입니다. 우리가 글을 쓰거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순간, 그 글과 사진은 나의 저작물이 됩니다. 다른 사람이 내 허락을 받지 않고 내 글이나 사진을 함부로 썼다간 법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죠. 남의 저작물을 함부로 과제에 활용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어떤 저작물들은 저작권자가 조건 없이, 또는 최소한의 조건만 지키면 미리 허락을 받지 않아도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이른바 ‘저작권 프리’ 자료들인데요.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무료’나 ‘상업적 사용이 가능한’ 같은 꼬리표를 붙인 자료 서비스들을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대개 이런 곳이 저작권 프리 이미지나 BGM을 제공하는 곳이죠. 물론 무료라고 해도 아무 제약 없이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즉 상업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한 곳이 적잖거든요. 그래서 사진이나 BGM을 가져다 쓸 땐 사용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해요.
아직도 무료 이미지 찾아 헤맨다냥? (출처 : Pexels)
이미지
동영상 편집이든 과제 작성이든, 가장 널리 쓰이는 게 이미지일 거예요.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움짤이나 ‘고퀄’ 이미지를 찾아 인터넷을 뒤져본 경험이 적잖을 겁니다. 지금까진 쓸 만한 사진을 무심코 가져다 썼다면, 이젠 저작권을 지키며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을 배워 봐요. 저작자에게 미리 허락을 받지 않고도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는 이미지 모음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니까요.
고해상도 이미지를 무료로 쓰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다만, 사진을 사용하기 전에 사용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해요. 보통 무료 이미지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선 이미지 사용 조건을 표기해두기 때문입니다. 대개는 무료로 제공되는 이미지를 다른 사람에게 되팔거나 포스터, 인쇄물 같은 실물 형태로 찍어 판매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심지어 상업용으로 판매하는 책이나 신문, 광고 인쇄물 등에 활용해도 되죠. 때로는 사진을 찍은 사람, 즉 저작자를 표기해주는 조건으로 무료로 사용하기도 해요.
✔︎픽사베이(Pixabay)는 이런 무료 이미지를 조건 없이 쓸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서비스입니다. 외국 사이트지만 한국어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웹사이트 검색창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찾아보면 돼요. 예컨대 ‘자동차’를 검색하니 무료로 쓸 수 있는 고해상도 자동차 이미지가 3만 장 넘게 뜨네요. 굳이 회원 가입하거나 로그인하지 않아도 이미지를 내려받을 수 있어요.
다만 주의할 게 있어요. 검색 결과 맨 윗 줄에는 ‘스폰서 이미지’가 뜨는데요. 이건 돈을 내고 써야 하는 이미지들이에요. 동영상을 만들거나 숙제에 넣을 이미지는 무료 이미지만 써도 충분하고요. 내가 직접 찍은 이미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면 직접 이미지를 업로드해도 됩니다. 단, 남의 이미지를 함부로 올렸다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내가 직접 찍거나 만든 이미지만 올리도록 해요.
✔︎ 픽사베이 : https://pixabay.com/ko
픽사베이.
✔︎언스플래시(Unsplash)도 픽사베이만큼 유명한 무료 이미지 서비스인데요. 검색창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찾아서 내려받으면 됩니다. 픽사베이처럼 따로 허락을 받지 않아도 이미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미지를 재판매하거나 언플래시와 비슷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사용하지만 않으면 돼요.
언스플래시에선 ‘비주얼 서치’란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검색창 오른쪽에 있는 카메라 초점 모양 아이콘을 누르고 내가 찾고픈 이미지와 비슷한 이미지를 업로드하거나 선택하면, 그 이미지와 비슷한 이미지를 언스플래시에서 찾아줍니다. 굳이 원작자 표시를 안 해줘도 이미지를 쓰는 데는 문제 없지만, 되도록이면 원작자를 이미지에 표시해준다면 더 좋겠죠. 이미지 출처를 표기해주는 건 해당 이미지 저작자에 대한 감사의 표시인 셈이니까요. 자기가 만든 이미지가 다른 사람에게 널리 쓰이고 자기 이름이 그 사람들에게 두루 알려진다면, 그 자체로 즐거움이자 보상이기 때문입니다.
✔︎ 언스플래시 : https://unsplash.com
언스플래시.
✔︎펙셀즈(Pexels)나 ✔︎픽스히어(PxHere) 같은 곳도 이와 비슷한 이미지 공유 서비스입니다. 둘 다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는데요. 펙셀즈는 이미지 상세 페이지에서 사진을 찍은 날짜, 카메라, 렌즈, 촬영 시기 등을 담은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로그인을 하면 마음에 드는 사진을 내 계정에 저장할 수도 있고요. 픽스히어는 이미지를 내려받으려면 로그인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두 서비스 모두 특별한 제약 없이 이미지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펙셀즈 : https://www.pexels.com/ko-kr ✔︎ 픽스히어 : https://pxhere.com
펙셀즈.
픽스히어.
일러스트
꼭 카메라로 찍은 사진만 쓰는 건 아니죠. 만화나 손으로 직접 그린 이미지도 각종 작업에 두루 쓰입니다. 보통 ‘일러스트’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일러스트 이미지들은 사진만큼 흔하진 않습니다. 특히 무료로 쓸 수 있는 일러스트 이미지를 찾기란 만만찮죠. 앞서 말한 픽사베이 같은 곳에선 사진 뿐 아니라 일러스트 이미지도 제공하는데요. 단순한 사물 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맞는 일러스트만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는 드뭅니다.
✔︎스케일(Scale)은 그런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무료 일러스트 서비스입니다. 플렉서플(Flexiple)이란 곳에서 만든 서비스인데요. 플렉서플은 프리랜서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채용 서비스입니다.
스케일에 올라온 일러스트 이미지는 누구나 조건 없이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이 이미지를 가져다 똑같은 웹사이트를 만들거나 이미지를 묶어 팔지만 않으면 되죠. 특히 재미있는 건, 각 이미지마다 성별(남・여)이나 색깔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림에 ‘Male’(남성)과 파랑색을 선택하면 전체 분위기가 파랑색 톤으로 바뀌고 남성이 일하는 이미지로 바뀌는 식이죠. 성별을 ‘Both’(둘 다)로 선택하면 남녀 모두 등장하는 일러스트로 바뀌고요.
이는 스케일에 올라온 이미지가 벡터(Vector) 방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벡터는 점과 점 사이를 곡선으로 연결해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jpg’나 ‘.png’ 확장자가 붙은 이미지 파일은 ‘래스터’ 방식을 씁니다. 이 방식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Pixel)’에 정보를 저장하는데요. 이 경우 이미지를 확대하면 모자이크 모양이 뜨며 이미지가 깨지는 걸 볼 수 있죠. 벡터는 수학 문제를 풀듯 각 점의 위치(좌표)를 저장해두고 이를 화면에 표시합니다. 색상 정보를 따로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용량이 작고, 확대해도 깨지지 않는 게 특징이죠. 그래서 캐릭터나 로고 이미지를 만들 때 즐겨 씁니다. 벡터 방식을 쓰는 대표 프로그램이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래스터 방식은 ‘어도비 포토샵’입니다.
스케일에 올라온 이미지는 벡터 방식(.svg)과 래스터 방식(.png) 모두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100개가 넘는 고해상도 일러스트 이미지가 올라와 있으니 용도에 맞는 걸로 찬찬히 둘러보세요.
✔︎ 스케일 : https://2.flexiple.com/scale/home
스케일.
✔︎오픈핍스(Open Peeps)는 손으로 그린 다양한 사람 이미지를 내려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올라온 이미지는 모두 사람인데요. 머리 모양부터 눈・코・입, 안경이나 모자 같은 액세서리와 팔 모양 등을 자유롭게 조합해 일러스트 이미지를 쓸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조합하기 위해선 블러시(Blush)란 웹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직접 파일을 내려받아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편집 도구를 쓰면 됩니다. 번거롭게 이미지를 조합해야 하냐고요? 굳이 조합하지 않아도 웹사이트에 올라온 이미지 가운데 원하는 걸 내려받아 쓰면 되니 걱정 마세요.
오픈핍스는 ✔︎오픈두들(Open Doodle)이란 프로젝트의 일부입니다. 오픈두들은 누구나 무료로 마음껏 쓸 수 있는 손그림을 공유하는 운동인데요. 이런 식으로 이미지의 원본이나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 하드웨어(기기)의 설계도 등을 누구나 확인하고 고칠 수 있도록 공개하는 운동을 ‘오픈소스’ 운동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그림을 그리거나 게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재능 있는 여럿이 힘을 모아 만든다면 더욱 좋은 결과물이 나오겠죠. 이처럼 이미지나 소프트웨어, 모바일 앱 등을 만든 사람이 독점해 쓰지 않고 누구나 참여해 성능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게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게 오픈소스 운동이에요.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자기가 찍은 사진이나 직접 그린 그림이 있다면 이런 사이트에 올려 다른 사람이 쓰고 더 멋있게 만들어주도록 동참해보면 어떨까요.
✔︎ 오픈핍스 : https://www.openpeeps.com ✔︎ 오픈두들 : https://www.opendoodles.com ✔︎ 블러시 : https://blush.design/collections/open-peeps
오픈핍스.
오픈두들.
✔︎프리픽(freepik)도 무료 이미지 서비스로 꽤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엔 고해상도 사진 뿐 아니라 일러스트 이미지, 포토샵 원본 파일(.psd)까지 내려받을 수 있는데요. 이미지 종류도 많고 품질도 꽤 좋은 편이지만, 무료로 사용할 경우 원본 출처를 밝혀줘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사진을 찍거나 일러스트 이미지를 만든 원작자를 존중하는 의미에서라도 그 정도는 지켜주는 게 좋겠죠.
✔︎ 프리픽 : https://www.freepik.com
프리픽.
이번에 소개할 웹사이트는 앞선 곳들과는 분위기부터 다른 곳입니다. ✔︎그래티소그라피(Gratisography)란 곳인데요. ‘무료’를 뜻하는 ‘gratis’와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뜻을 가진 ‘-graphy’가 결합한 말입니다. 사이트 대문부터 심상찮은데요.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괴상한 느낌도 드는 이미지들이 주르륵 뜹니다. 그래티소그래피는 평범하지 않은 이미지들을 주로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웹사이트 소개 글에도 ‘독특하고 기발한 이미지들을 무료로 공개’한다고 돼 있죠. 마스크를 쓴 모아이 석상, 담배를 입에 물고 지폐를 양손에 든 토끼, 옛날 컴퓨터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 아저씨…. 이미지를 보며 기발한 상상을 하고, 영감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겁니다. 사진 뿐 아니라 일러스트 이미지도 제공하고요. 모든 이미지는 조건 없이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 그래티소그라피 : https://gratisography.com
그래티소그라피.
아이콘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벡터 아이콘’이라고 검색만 해도 저작권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무료 아이콘 사이트가 주르륵 뜹니다. 일일이 찾아가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아도 좋겠지만, 매번 그럴 수야 없겠지요. 쓸 만한 곳 몇 군데를 책갈피로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들어가 찾아보면 편리하겠죠. 여러분의 손품을 줄여줄 겁니다.
✔︎SVG레포(SVG REPO)는 각종 아이콘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들러볼 만한 곳입니다. 이름대로 온갖 SVG 아이콘들이 모여 있는 저장소(Repository)입니다. 대략 30만 개가 넘는 무료 아이콘이 등록돼 있는데요. 색깔이 없는 단색 아이콘(Monocolor)부터 컬러 아이콘(Multicolor), 선으로만 표현된 아이콘(Outlined)과 색이 채워진 아이콘(filled) 등 종류별로 따로 찾아볼 수 있고요. ✔︎PNG레포(PNG 아이콘)나 ✔︎폰트레포(글꼴), ✔︎UIUX레포(디자인 이미지)같은 가족 서비스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자료들은 조건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Icons by svgrepo.com’처럼 원본 출처인 웹사이트를 이미지 옆에 표시해주면 더 좋겠죠.
✔︎ SVG 레포 : https://www.svgrepo.com ✔︎ PNG레포 : https://www.pngrepo.com ✔︎ 폰트레포 : https://www.fontrepo.com ✔︎ UIUX레포 : https://www.uiuxrepo.com
SVG레포.
이미지는 때론 문자보다 힘이 셉니다. 전달력도 높죠. 미얀마 군사정부 독재에 항의하는 시민들 모습을 글로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성난 표정으로 빨간 깃발을 들고 서 있는 시위대 사진 한 장이 더 강렬하고 명확하게 상황을 표현합니다. 이처럼 문자 대신 간단한 이미지로 대상을 표현하는 그림문자를 영어로 ‘픽토그램(Pictogram)’이라고 합니다.
✔︎나은프로젝트(NounProject)는 세계 최대의 픽토그램 사이트이자, 가장 유명한 서비스입니다. 300만 개가 넘는 픽토그램이 올라와 있는데요. ‘집(house)’만 검색해봐도 5만 개가 넘는 아이콘이 뜹니다. 나은프로젝트는 아이콘 뿐 아니라 고해상도 사진도 제공합니다. 주요 자료들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 CCL)’란 사용 조건에 따라 쓸 수 있는데요. 대부분은 원작자만 표시해주면(CC BY) 다른 제약 없이 쓸 수 있고, 아무 조건 없이(Public Domain) 쓸 수 있는 아이콘도 여럿입니다. SVG나 PNG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는데요. 원작자를 표시해줘야 하는 아이콘은 파일을 내려받으면 아예 아이콘 아랫쪽에 원작자가 표시돼 있습니다. 그대로 쓰면 된다는 뜻이죠. 각 아이콘별로 사용 조건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나은프로젝트 : https://thenounproject.com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살펴보기 : http://ccl.cckorea.org/about
나은프로젝트.
이모티콘
이모티콘(emoticon) 또는 이모지(emoji)라고 불리죠. 한국에선 주로 이모티콘이라 부르고, 영어권이나 유럽에선 이모지로 곧잘 불립니다. 둘은 뜻이 조금 다른데요. 이모티콘은 ‘감정’을 뜻하는 이모션(emotion)과 아이콘(icon)을 합성한 말입니다.
이모티콘은 문자나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모든 행위를 가리킵니다. 나 처럼 이미지 하나로 표현하는 방식 뿐 아니라, ^^나 :-D처럼 문자를 합성해 표현하는 방식도 아우르는 말이죠. 1982년 미국 카네기멜런대 스콧 팔먼 교수가 처음 게시판에 :-)를 쓴 것이 이모티콘의 시초였다고 알려져 있어요. 반면 이모지는 이미지 하나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림 하나로 구성된 이모지는 사실 ‘표준’이란 게 만들어져 있어요. 전세계를 놓고 봅시다. 나라마다 다른 말과 글을 쓰죠. 이 다양한 언어를 컴퓨터 화면에 어떻게 표시할까요? 과학자들은 그래서 다양한 문자를 컴퓨터에 일관되게 표현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었어요. 이를 ‘유니코드’라고 하는데요. 이모지도 이 유니코드에 등록됐고, 유니코드에 따라 디지털 기기 화면에 표시되는 겁니다. 윈도나 맥 PC,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어디서든 이모지를 쓸 수 있는 이유죠. 유니코드에 등록된 전체 이모지 목록은 아래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전체 이모지 목록 : https://www.unicode.org/emoji/charts/full-emoji-list.html
요즘은 스티커에 밀려 인기가 살짝 시들해졌지만, 이모티콘·이모지는 여전히 메신저로 대화할 때 빠지면 안 될 중요한 감정 표현 수단이죠. 메신저 안에서만 쓴다면 좀 억울한 일이네요. 발표 자료나 숙제를 낼 때, 일기를 쓸 때도 적절히 활용한다면 더욱 풍성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겠죠.
조금만 손품을 팔면 이모지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지천입니다. ✔︎이모지(Emoji)나 ✔︎이모지카피(emoji copy) 같은 웹사이트들을 방문해 복붙하면 끝이죠! 참, 사람 표정이나 손발을 표현한 이모지는 피부색을 선택해 쓸 수 있어요. 지구상엔 여러 민족, 여러 인종이 사는 만큼 다양한 인종을 이모지로 표현할 수 있게 한 것이죠. 말하자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서비스란 얘깁니다.
✔︎ 이모지(Emoji) : http://getemoji.com ✔︎ 이모지카피(emoji copy) : https://www.emojicopy.com
이모지카피.
2019년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이모지는 라고 합니다. ‘웃픈’ 이모지인데요. 유니코드로는 ‘U+1F602’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웃픈 이모지라 해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릅니다. ‘U+1F602’이란 유니코드엔 웃픈 이모지를 쓰기로 약속한 건 맞지만, 각 회사별로 이모지 모양은 마음대로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똑같이 웃픈 이모지를 제공해도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휴대폰 이모지는 생김새가 다르고요.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모지마다 각 회사가 저작권을 갖고 있다 보니, 남의 이모지를 함부로 가져와 쓸 수 없는 거죠.
똑같이 ‘웃픈’ 이모지라 해도 업체마다 생김새는 조금씩 다르다. 각 이모지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다.
✔︎오픈모지(OpneMoji)는 이처럼 제각각 다르게 쓰는 이모지 대신,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이모지를 만들고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립 디자인 대학 교수 3명과 학생 57명이 주축이 돼 만들었습니다. 여기 올라온 이모지는 출처만 밝히면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이모지 모양을 내 입맛에 맞게 바꿔도 되고요. 단, 이렇게 만든 이모지도 다른 사람이 출처를 밝히고 자유롭게 쓰도록 해야 합니다. 내가 공짜로 쓰는 대신, 남에게도 공짜로 쓰게 해야 한다는 뜻이죠.
✔︎ 오픈모지 : https://openmoji.org
오픈모지.
그림으로 제공되는 이모지 대신, 문자를 조합한 이모티콘을 쓰려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도 있습니다. ✔︎지모티콘(jemoticon(^^))입니다. 한국어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첫 화면에 떠 있는 단어 뭉치 가운데 원하는 걸 누르면 관련 이모티콘이 뜹니다. 이를 누르면 자동으로 복사되고요. 원하는 곳에 붙여넣으면 됩니다. ¯_(ツ)_/¯ 단, ‘Premium(프리미엄)’ 글자가 붙은 이모티콘은 유료로 제공하니 주의하세요. ಠಿ_ಠ
✔︎인스타공백닷컴(Instablank)에서도 이모티콘 모음을 제공합니다. 인스타공백닷컴은 주인 말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줄바꾸기 하다가 열받아서 만든 사이트”인데요. 마침 ‘행복’, ‘기본’, ‘슬픔’, ‘분노’, ‘한글’ 등 종류별로 문자 이모티콘을 모아놓고 있네요. 가끔 문자를 조합한 이모티콘으로 기분을 표현하려 할 때 유용합니다. ٩(ˊᗜˋ*)و
✔︎ 지모티콘 : https://www.jemoticons.com/ko ✔︎ 인스타공백닷컴 이모티콘 : https://instablank.com/emoticon
지모티콘.
인스타공백닷컴 이모티콘.
움짤
학생들에게 움직임 없는 이미지보다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훨씬 잘 드러낼 수 있는 도구가 움짤입니다. 사진은 밋밋하고, 동영상은 아무래도 무거우니까요. 고퀄의 움짤을 찾는 가장 중요한 기술은 바로 ‘검색’입니다. 네이버나 구글 검색창에 단어만 넣어도 수십개의 움짤이 쏟아지는 세상이니까요.
그래도 전세계 움짤을 한 곳에 모아놓은 거대한 창고 하나쯤 알아두면 좋겠죠. ✔︎기피(GIPHY)가 그곳인데요. 사이트 이름처럼 움직이는 GIF 이미지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기피는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페이스북이 2020년에 우리돈 5천억 원에 이르는 큰 돈을 주고 서비스를 사들였거든요.
기침하는 짤을 찾고 싶다면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기침 gif’ 식으로 검색해도 되지만, ‘이미지’ 탭을 따로 눌러야 하고 미리보기도 안 되죠. 그냥 기피에 들어와서 ‘기침’이라고 입력해 보세요. 수많은 기발한 움짤이 쏟아질 테니까요. 외국 서비스이지만 한글로 검색해도 잘 찾아줍니다. 배경이 투명한 ‘스티커’만 따로 찾아볼 수도 있고요. 다만 여기 올라온 움짤들은 비상업 용도로 개인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GIPHY : https://giphy.com
GIPHY.
‘똥손’도 상관없어, 직접 그릴래
이토록 이미지나 아이콘, 움짤이 차고 넘쳐도 누군가에겐 성에 차지 않기도 합니다. 그럴 땐 마지막 수단이 남았죠. 직접 그리면 됩니다. 내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은 잘 찍은 사진이나 정교한 스케치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조금 어설퍼도 개성을 잘 드러내는 도구가 되죠.
✔︎오토드로우(AutoDraw)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면 인공지능(AI)이 이를 인식해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이 직접 만든 서비스이고요. 쉽게 말해 ‘똥손’도 ‘금손’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PC뿐 아니라 휴대폰, 태블릿 어디서든 웹사이트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웹사이트에 들어가볼까요. ‘AutoDraw’ 메뉴를 선택하고 손으로 대충 쓱쓱 그리면 인공지능이 “너 이거 그리려고 했지?”하며 알아서 비슷한 이미지를 추천해줍니다. 찾던 이미지가 있으면 그걸 누르면 되고요. 직접 그린 이미지를 쓰고 싶다면 그대로 써도 됩니다. 선 색깔을 바꾸고, 색을 채우고, 글자를 넣는 등 기본 편집 기능도 제공합니다. 완성된 그림은 햄버거 메뉴 버튼(≡)을 눌러 파일로 내려받아 쓰세요.
✔︎ 오토드로우 : https://www.autodraw.com
그림을 대~충 그리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이미지를 찾아준다. ©AutoDraw
BGM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발표용 자료를 만들 때 이미지 못지 않게 찾기 어려운 것이 음악입니다. 동영상을 돋보이게 해주는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말이죠. 이미지는 그래도 검색을 하다 보면 적잖이 찾을 수 있지만, BGM과 효과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K-팝 가요나 외국 가요를 함부로 동영상에 넣었다간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만에 하나 기획사나 가수, 작사・작곡가가 이를 문제삼으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2010년엔 유명한 ‘손담비 미쳤어 동영상 사건’이 있었어요. 다섯 살 딸이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를 따라부르는 모습을 아버지가 동영상으로 찍어 올렸는데 저작권 단체가 이를 문제삼은 사건이죠. 오랜 법정 논란 끝에 법원은 아버지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 사건은 저작권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아버지는 그 동영상을 올려 돈을 벌려 했던 것도 아니었고,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 모습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었을 뿐이었죠. 그럼에도 사람들은 동영상에 들어간 짧은 노래 때문에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죠. 이게 저작권을 인식하게 하는 좋은 효과를 줄 수도 있지만, 개인 용도로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기회까지 스스로 포기하게 하는 ‘위축효과’를 가져오기도 했어요. 더구나 조건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BGM이나 효과음은 사진 만큼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발표 자료에 특수한 음향효과를 넣거나 동영상에 배경음악을 깔고 싶다면 다음 서비스들을 둘러보세요. ✔︎자멘도(Jamendo)는 무려 27년이란 긴 역사를 지닌 음원 공유 서비스입니다. 초창기엔 이름이 덜 알려진 인디 뮤지션들이 자기 음악을 올려놓고 공유하는 서비스로 출발했는데요. 누구나 음악을 무료로 내려받아 합법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조건은 하나. 음악 주인인 뮤지션 이름을 밝히고, 상업 용도로 안 쓰면 됩니다. 뮤지션 이름만 표기해주면 개인이 동영상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으로 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는 셈이죠. 만약 상업 용도로 쓰고 싶다면 자멘도와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적절한 저작료를 지불하고 권리를 가져가는 셈입니다.
✔︎프리사운드(freesound)는 효과음을 찾기엔 최고의 서비스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무료 음원 서비스인데요. 이곳 또한 26년이란 긴 역사를 지녔고, 그만큼 방대한 음원들이 쌓여 있습니다. 각 음원들마다 사용 조건이 붙어 있는데요. 대부분 만든 사람 이름만 밝히면 조건 없이 쓸 수 있고, 일부는 비상업 용도로 쓰게 돼 있습니다.
✔︎믹스킷(mixkit)이나 ✔︎사운드이펙트플러스(soundeffects+)도 무료로 쓸 수 있는 효과음을 찾기에 좋습니다. 웹사이트에서 효과음을 미리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MP3나 WAV 파일로 내려받아 쓰면 됩니다. 무료로 쓸 수는 있지만 사용 조건이 조금씩 다르니, 잘 확인하는 게 좋겠죠. 다만 이들 모두 외국 서비스인 탓에 한글 검색이 안 되는 건 아쉬운 점입니다.
✔︎ 자멘도 : https://www.jamendo.com/start ✔︎ 프리사운드 : https://freesound.org ✔︎ 믹스킷 : https://mixkit.co/free-sound-effects/ ✔︎ 사운드이펙트플러스 : https://www.soundeffectsplus.com
자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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